언어 선택
durumis AI가 요약한 글
-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하는 개인 투자자는 흔히 잘못된 습관으로 투자를 시작하지만, 올바른 투자 습관을 익히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투자자가 될 수 있다.
- 가치 투자는 시장이 틀릴 확률을 이용하여 단기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매수하고 장기적으로 가치가 실현될 때 매도하는 전략이며, 이는 시장이 완벽하게 효율적이지 않다는 가정에 기반한다.
- 긍정적인 투자는 낙관적인 예상이 아니라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리스크를 인지하며 확률적인 사고방식으로 투자하는 것을 의미하며, 특히 하락장에서 변동성을 관리하는 것이 장기적인 투자 수익률에 중요하다.
요새 한국 주식시장은 개인 수급을 잡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이 가장 혼란스러운 것은 막 투자를 시작한 개인일 것이다. 하지만 사실 주식을 처음 시작한 개인투자자는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투자자다.
왜냐하면 이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투자도 시작부터 제대로 된 습관과 좋은 방법으로 배우는 것이 몹시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잘못된 습관이 몸에 밴 상태로 어쭙잖은 지식에 기대어 투자하는 대부분의 한심한 개미들보다 처음 시작한 개인투자자가 훨씬 나은 상황이다. 그런 개인투자자들에게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다.
1) 가치투자란 결국 단기적으로 틀릴 확률이 10%인 시장에게 사서 장기적으로 틀릴 확률이 1%인 시장에게 파는 것이다.
여기오는 사람들은 아마 대부분 추세추종에는 관심이 없을테니 결국 가치투자를 하고 싶은 투자자일 것이다. 물론 그 가치투자란 것이 무엇인지 정의하기 참 어려운 것이고, 나도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긴 하지만, 그냥 쉽게 말하자면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사서 가치와 비슷한 가격(혹은 운이 좋으면 약간 높은 가격?)에 파는 것이다.
반대도 가능하지 않냐고? 가능하다. 가치보다 높은 가격에 판 뒤 가치와 비슷한 가격에 사서 갚는 것. 우리는 그것을 공매도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주린이에게 공매도에 대한 관심을 아예 끊을 것을 추천한다. 그럼 이제 롱의 관점에서만 살펴본다고 치고, 여기에서 한 가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주가가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있는 경우는 언제인가? 이와 관련해서 경영대에서 재무 관련 수업을 들어본 사람들은 '효율적 시장 가설'이라는 것을 들어봤을 것이다. 이것이 효율적 시장 '이론'이 아니라 효율적 시장 '가설'인 이유는 이론으로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고, 다시 말하자면 가치투자의 기회가 시장에 존재한다는 의미다.
그럼 그 확률은 얼마인가? 나는 시장이 틀릴 확률, 즉 주가가 가치와 크게 괴리를 보일 확률은 단기적으로 10% 정도, 장기적으론 1% 이하라고 생각한다. 요새 시장이 워낙 수상하다보니 단기적으로 10%라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아마 팬데믹 이후에 조금 높아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종목이 2,500개가 넘는데 기업들을 일일이 꺼내서 주가와 펀더멘털을 비교해 보면 단기 변동성 수준이 아니라 정말로 이해할 수 없는 수준에 가 있는 비율이 10%를 크게 넘을까? 만약 크게 넘는다면 가치투자로 수익을 거두는 것이 상당히 쉽다는 의미인데 왜 우리 주위에서는 성공한 사람들을 찾는 것이 몹시 어려울까?
따라서 가치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아주 간단히 말해서 '단기적으로 시장이 틀릴 확률 10%를 찾아서 매수한다 -> 장기적으로 시장이 틀릴 확률 1%가 될 때까지 기다려 매도한다'를 반복해야 한다. 이 문장은 간단해 보여도 내 나름대로의 많은 생각을 담았다. 단기 10%와 장기 1%라는 숫자가 절대적으로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며, 단기 10%에서 장기 1%로 줄어드는 상대적인 개념이 무엇인지도 한 번쯤 고민해보길 바란다.
여기에서 또 질문이 나올 수 있다. 단기 10%는 잘 찾았는데 하필 장기 1%에 걸리면 어떻게 하느냐? 즉, 매수하고 오래 기다렸는데도 재수없게(?) 시장이 멍청해서 제 가치를 알아봐주지 못하면 어떻게 하냐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2번에서 하겠다.
2)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판단한 뒤에 확률로 접근해라.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판단하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건 분명한 것만 분명하게 생각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그냥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업의 특성상 상장 주식 말고도 비상장 주식 투자도 많이 하고 있다. 비상장 주식은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신주가 아닌 구주의 경우 주식을 매도하는 주체가 최대주주 혹은 경영진인 경우가 꽤 많다. 당연히 이러한 딜을 보면 제일 먼저 묻는 질문이? "최대주주나 경영진은 주식을 왜 파세요?" 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답은 다양하다. 사업을 어렵게 꾸려 오느라 개인적으로 채무가 많이 생긴 경우도 있고, 상속/증여로 인해 세금 문제가 발생한 경우도 있고, 그냥 솔직하게 그 동안 고생 너무 많이 해서 이제는 현금을 좀 챙겨서 좋은 집/좋은 차를 사고 싶은 경우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은 다 케바케다. 그리고 이후에 회사의 가치가 어떻게 전개되느냐 하는 것도 다 케바케다. 이 말은 특정 케이스 몇 개를 들고 와서 최대주주가 지분을 팔았지만 이후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은 bullshit이라는 것이다. 그렇게 따지면 문제가 되는 경우가 훨씬 많을텐데?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너무나도 많고 다양하다. 외부적으로 매크로도 있고 내부적으로도 회사 자체 역량과 산업의 변화가 모두 영향을 미친다.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의 경우에도 PE가 Buyout을 했는지, 전략적투자자(SI)가 매수해서 시너지를 노리는지, 아니면 아무도 받아주지 않아서 그냥 시장에 던졌는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이 모든 케이스들을 다 어떻게 판단하고 전망해야 할까? 모른다. 그래서 그냥 모르는 채로 놔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그냥 원칙이다. 어떤 원칙? 내부자 매수는 좋은 시그널이고 내부자 매도는 나쁜 시그널이라는 것. 투자자들이 투자를 할 때 경영권을 가져오는 경우가 아닌, 소액주주가 되는 경우에 가장 신경써야 하는 것이 최대주주 혹은 경영진과의 이해관계 일치(Alignment of Interest)라는 것. 그것만 마음속에 넣고 나머지는 그냥 케바케로 대응하면 된다. 케바케라는 것은 이해관계가 일치해도 안 좋은 결과가 나올수도 있고, 반대로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아도 좋은 결과가 나올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 이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바로 확률론적 사고방식이다.
3) '긍정=낙관'이 아니다. 긍정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주식을 처음 시작한 개인투자자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글 2개 중에 첫 번째가 확률론적 사고방식이라면 두 번째는?
바로 긍정에 대한 글이다. 여전히 수 많은 사람들이 '긍정=낙관'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긍정이란 단어를 사용해야 할 곳에 낙관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반대로 낙관이란 단어를 사용해야 할 곳에 긍정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긍정은 낙관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위의 2번에서 말한 것처럼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긍정이다. 따라서 상황이 좋으면 낙관적으로 보는 것이 긍정이고, 반대로 상황이 안 좋으면 비관적으로 보는 것이 긍정이다. 작년 증시에서 '언젠가는 인플레이션도 떨어지고 Fed도 금리를 내릴테니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도 회복되겠지'라고 생각한 사람은 긍정론자인가? 아니다. 허황된 낙관론자일뿐이다.
그러면 또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주식이란 결국 숏이 아닌 롱으로 크게 수익을 내야만 하는 것인데 낙관론을 견지하는게 비관론보다 더 유리한 것 아니냐고? 과연 그럴까?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10일을 놓치는 것보다 최고 하락률을 기록한 10일을 피하는 것이 복리 측면에서 훨씬 유리하다. 왜냐하면 변동성은 위쪽보다 아래쪽으로 더 크기 때문이다. 희망회로들은 아래쪽으로 크게 나오는 변동성을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얻어맞아 장기 복리 수익률을 크게 낮춘다.
그럼 하방 변동성을 먹으면 수익률이 클 것 같은데 숏은 왜 하지 말라고 하냐고? 인간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기에 자기 포지션에 갇히기 때문이다. 숏 포지션을 잡게 되면 시장이 바닥 근처에 와도 낙관론으로 돌아서지 못한다. 그래서 그냥 적절한 현금비중을 가지고 바닥 근처에서 분할 매수를 통해 대응하는게 훨씬 낫다. 위에 말한 것처럼 주식의 가장 큰 장점은 downside보다 upside가 훨씬 크다는 것이고, upside가 크게 난 1종목이 downside가 발생한 5종목의 손실을 상쇄하고도 남을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 리스크 관리는? 위에 말한 것처럼 확률로 하면 된다. 확률로 하라는 것은? 아무리 자신 있어도 몰빵은 하지 말라는 것, 그것이다.